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건 이후 "필수의료"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몸에 칼을 들이대는 외과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위장관(위·식도·장)을 다루는 외과 전문의는 7년 새 90% 이상 증발했습니다.
고려의대 김종한 교수가 국제학술대회에서 경고했습니다. "위암 환자는 1년에 3만 명인데, 위장관외과 신참 의사(전임의)는 매년 5~10명밖에 안 뽑힌다. 이 속도면 머지않아 위암 수술조차 못 받는 환자가 나옵니다."
7년 만에 90%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2016년에는 단 4명까지 내려앉기도 했죠.
국가암검진 덕분에 위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비율이 늘었고, 이 때문에 수술 대신 내시경(위내시경)으로 떼어내는 치료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2019년 기준 위암 관련 수술 2만 2천 건 중 무려 6천 건이 내시경 시술이었어요. 비율로 따지면 약 40%입니다. 여기에 '빅 5' 대형병원으로 수술이 쏠리는 현상까지 겹쳤습니다.
위장관외과 수술은 전문간호사 없이는 진행이 어렵습니다. 몸도 고되고, 졸업 후 개인 개원(병원開業) 전망도 어둡습니다. 게다가 같은 외과 안에서도 대장암 수술이나 담낭절제술보다 수가(건강보험 행위료)가 낮아요. 돈도 적게 받는데 일은 더 힘든 셈이죠.
김종한 교수는 "위장관외과의 가치가 너무 저평가돼 있다"고 직접 말했습니다. 복강경(배에 작은 구멍을 뚫고 하는 수술) 시대에 맞게 보상도, 수술 재료의 급여화도 뒤처진 상태입니다.
매년 약 3만 명의 위암 환자가 수술이나 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매해 들어오는 신참 위장관외과 의사는 5~10명. 단순히 나눠도 의사 1명이 연간 수천 명의 환자를 떠맡게 됩니다. 수술 대기 시간과 질적 손실은 불 보듯 뻔합니다.
한 이사장은 "복강경 수가를 일괄 올리면 오히려 위암 수술의 상대적 수가는 더 낮아진다"며 질 높은 위장관 수술에 대한 별도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한 교수는 응급의료에만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를 안타까워했습니다. 매일 수술실에서 묵묵히 일하는 위장관외과 의사들에게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입니다. 필수의료가 '진짜 응급실'만이 아니라는 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