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 유전공학 · 읽는 시간 약 6분

수컷 생쥐에서 암컷 복제체를 만들었다: CRISPR 'Y-CUT' 기술의 모든 것

2026년 8월 12일 · MIT Technology Review 원문 기반 정리 · 분류: 생명공학, 유전자 편집, 야생동물 보존

일본 연구팀이 CRISPR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수컷 생쥐의 Y염색체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수컷 생쥐의 세포에서 암컷 복제체가 태어났습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Y-CUT라 부르며, 멸종위기종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험실에서 생쥐 배아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연구원의 모습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은 지난 10년간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이미지: Unsplash)

1. 한 줄 요약: 무슨 일이 일어났나

야마나시대학교의 다카시 이시우치 교수팀과 리켄 연구소의 쇼고 마토바 교수팀은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정해진 위치에 가위를 들이대는" 유전자가위)을 사용해 수컷 생쥐 배아에서 Y염색체를 잘라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끼는 외형과 유전자가 거의 동일하지만, 성별만 암컷으로 바뀐 복제체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6년 8월 초 생명과학 preprint 서버인 bioRxiv에 공개됐으며,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 전 상태입니다.

"이전에는 아무도 이런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 하와이대학교 모니카 워드 교수

2. 왜 'Y염색체'를 잘라야 할까? 쉽게 설명하면

사람의 세포 안에는 23쌍의 염색체(DNA와 단백질이 엉켜 있는 굵은 실타래)가 들어 있고, 그중 한 쌍이 성염색체입니다. 여성은 보통 XX, 남성은 XY입니다. 즉, "이 동물이 수컷인지 암컷인지"를 가르는 스위치가 바로 Y염색체에 있는 셈입니다.

연구팀은 이 Y염색체 중에서도 "세포가 나눌 때 다음 세포에 Y를 전달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CRISPR 유전자가위로 그 부분만 잘라내면, 나머지 Y염색체는 작동하지 못하고 결국 사라집니다. 결과적으로 그 세포는 X 하나만 가진 암컷(XO)이 됩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표현한 추상 이미지
염색체는 DNA가 단백질과 함께 촘촘히 감긴 구조입니다.

3. 실험 결과, 세 가지 시나리오

① 생쥐 배아에서 "성전환" 성공

연구진은 수정된 직후 단계의 생쥐 배아(아직 자궁에 착상하기 전의 초기 세포 덩어리)에 Y-CUT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처리된 배아는 대리모(대신 임신해 주는 어미 생쥐)의 자궁에 이식되었고, 건강한 암컷 새끼가 태어났습니다. 새끼들은 XO 염색체 구성을 가졌지만, 이후 정상적으로 자라 새끼도 낳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② 수컷 생쥐의 "암컷 복제체" 제작

연구팀은 성체 수컷 생쥐의 세포에서 DNA가 담긴 핵을 꺼내, DNA를 비운 난자에 넣는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복제(cloning)를 진행했습니다. 그 복제 세포들을 모아 Y-CUT로 처리한 뒤 대리모에 이식해, "수컷 생쥐의 암컷 복제체"를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③ 동결 보존된 세포에서도 작동

더 흥미로운 것은, 동결 보존(cryopreservation)(세포를 액체질소 같은 극저온에 보관하는 기술)된 수컷 세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암컷 복제체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복제된 수컷과 암컷이 교미해 건강한 새끼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 동물원·연구시설이 보관 중인 "동결 동물원(Frozen Zoo)"의 수컷 샘플만으로 암컷 복제체를 만들 길이 열렸음을 시사합니다.

4. 멸종위기 종을 살리는 데 어떻게 쓰이나

야생에 남은 개체 수가 너무 적어지면 과학자들은 복제 기술로 종을 살리려 시도합니다. 실제로 미국 서부의 검은발족제비(black-footed ferret)와 몽골의 프레발스키말(Przewalski's horse) 복제에 이 방식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복제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복제된 개체는 모두 수컷이면 자손도 전부 수컷이 됩니다. 반대로 마지막에 암컷만 남는다면 그 종은 영영 멸종할 가능성이 큽니다. Y-CUT는 바로 이 문제의 "보험" 같은 기술입니다. "수컷 세포만 남아도 암컷 복제체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므로, 멸종 직전 종의 성비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5. 알아두면 좋은 핵심 용어 10선

CRISPRDNA의 특정 위치를 잘라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가위" 도구.
Y염색체포유류 수컷을 결정하는 성염색체. 없으면 암컷이 된다.
배아(embryo)수정 후 자궁에 착상하기 전의 초기 발달 단계 세포.
복제(cloning)유전자가 똑같은 복제본을 만드는 과정. 체세포 복제 등이 있다.
대리모(surrogate)수정란을 대신 잉태해 출산하는 어미 동물.
동결 보존(cryopreservation)세포·조직을 -196℃ 액체질소에 얼려 장기간 보관하는 기술.
성염색체(sex chromosomes)성별을 결정하는 염색체. 포유류는 보통 XX(암컷) 또는 XY(수컷).
유전자 편집(gene editing)DNA의 특정 염기서열을 삽입·삭제·교체하는 기술.
염색체(chromosome)DNA와 단백질이 감긴 굵은 실타래. 유전 정보의 단위 묶음.
멸종위기 종(endangered species)IUCN 적색목록에서 "야생에서 멸급위기" 또는 "취약"으로 분류된 종.

6. 자주 묻는 질문 (FAQ)

Q. Y-CUT 기술은 이미 사람에게 쓰이나요?

A. 아닙니다. 현재는 생쥐 단계의 기초 연구로, 사람 응용을 가리키는 임상 데이터는 없습니다. 또한 생식세포 유전자를 편집하는 행위는 윤리적·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습니다.

Q. 다른 포유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나요?

A. 아직 모르겠습니다. 생쥐는 XO 암컷도 임신이 가능하지만, 다른 포유류 종은 XO일 때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 355종의 멸종위기·취약 설치류 중 일부는 가능성이 열렸지만, 모든 종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Q. 동결 동물원이 뭐죠?

A. 전 세계 동물원·연구기관이 멸종위기종의 피부 세포, 정자, 난자 등을 액체질소에 영구 보관하는 시설입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Frozen Zoo"가 가장 유명하며, 수십 년 전 채취한 세포로도 복제가 가능합니다.

Q. 복제 동물이 건강에 문제가 있나요?

A. 복제는 효율이 낮고 까다롭습니다. 유전자가 완전히 같기 때문에 한 가지 질병이 퍼지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멸종위기종 복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Q. 이 기술이 보존 외에 또 어디에 쓰일 수 있나요?

A. 연구진은 유전공학 실험동물의 제작 비용을 줄이거나 성염색체의 생물학 연구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남성 불임의 원리를 밝히는 기초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한계와 앞으로의 과제

Y-CUT만으로 모든 문제가 풀리지는 않습니다. 첫째, 여전히 DNA를 비운 난자가 필요합니다. 같은 종(혹은 아주 가까운 종) 암컷이 살아 있어야 하므로 "암컷만 남은 종"에는 직접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둘째, 현재는 XO 암컷의 생식력이 종마다 다릅니다.

다행히 보완 기술이 빠르게 따라오고 있습니다. 2023년 오사카대 카츠히코 하야시 팀은 수컷 생쥐 세포를 난자로 바꾸는 데 성공했고, 야마나시대 와카야마 사야카 팀은 랫(rat) 염색체를 생쥐에 넣어 XY 수컷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여러 기술을 함께 쓰면 성별이 한쪽으로 치우친 멸종위기 종도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가 다양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8. 정리하면

  • 일본 연구팀이 CRISPR Y-CUT로 수컷 생쥐의 Y염색체를 제거해 암컷 복제체를 만드는 데 처음 성공했다.
  • 수컷만 남았거나 동결 보존된 수컷 세포만 있는 멸종위기 종에 새로운 보존 옵션을 제공한다.
  • 동결 동물원의 보관 샘플로도 암컷 복제체를 만들 수 있어 보존 가능성을 크게 넓힌다.
  • 다만 난자 확보难题, XO 생식력의 종간 차이 등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 다른 신기술(난자 전환, 이종 염색체 도입)과 결합하면 멸종위기종 복원의 시나리오가 한층 풍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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